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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국계 교토국제고, 日고시엔 첫 우승...연장 끝 '기적의 드라마' 썼다

성북동 비둘기 2024. 8. 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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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다이이치고 2-1 제압…창단 첫 우승 쾌거

'동해바다' 교가, NHK 통해 日전역 방송
주일대사 "한일 양국에 빛나는 감동 선물"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결승전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재학생들이 관중석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교도연합]
 
23일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뒤 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마운드로 몰려나와 환호하고 있다. [교도연합]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울려 퍼졌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연장 승부 끝에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처음으로 우승하며 기적의 역사를 썼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간토다이이치고와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 결승전에서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1999년 창단한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경기는 1회부터 '0'의 행진이 이어지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마지막 정규 이닝인 9회에 각각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득점을 노렸으나, 모두 점수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23일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 재학생들이 관중석에서 '동해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교가를 부르고 있다. [교도연합]
 

경기는 연장 승부치기로 이어졌고, 승리의 여신은 교토국제고에 먼저 미소를 보냈다. 

 

교토국제고는 무사 1,2루에서 시작된 승부치기에서 9번 나카자키 류가 타석에 들어섰고, 좌전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교토국제고는 밀어내기로 길었던 '0'의 침묵을 깼다. 그리고 곧바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0까지 달아났다.

이어 10회 말 구원 등판한 니시무라 잇키가 간토다이이치고에 1점만 내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불렀고, 그 장면이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1915년 창설돼 올해 106회째를 맞이한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는 일본 전역 3천715개 학교(3천441개 팀)가 참가했지만 49개 학교만 본선에 올랐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정상에 선 것은 기적으로 평가된다. 학교 규모가 작은데다가 야구부 역사도 20여 년에 불과해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교토국제고는 해방 이후인 1947년 재일교포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우리말과 문화 교육을 위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는 2003년에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중·고교생 합해 전교생 160명이며 야구부는 1999년 창단했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이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는 시합 직후 발표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한일 협력을 상징하는 교토국제학원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일 양국 국민에게 가슴 깊이 간직될 빛나는 감동을 선물했다"며 "우승을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도 교토국제학원이 더욱 큰 영광의 역사를 계속해서 만들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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