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세상읽기/스포츠 예술 연예

[막전막후] 축구에서 비난받는 ‘고대(高大)라인’, 파리올림픽에서 ‘맹활약’

성북동 비둘기 2024. 8. 5. 16:31
728x90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재열 IOC위원 등 역대급 성적에 큰 공로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김재열 IOC 위원이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 입장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양궁과 사격, 펜싱 종목에서 선전을 거듭해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13, 은메달 9, 동메달 9) 이래 12년 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당초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했던 한국은 5일 오전 기준, 금메달 10, 은메달 7, 동메달 7개로 메달 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이같은 호성적으로 주목받는 두 사람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김재열 IOC 위원 등 한국 스포츠계의 고려대학교 인맥이다.

 

불과 얼마전 축구팬 및 축구계 일각에서는 고려대 출신인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대표팀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 등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올림픽 대표팀 예선탈락, 클린스만 감독 교체 등 잇단 파행으로 “축구협회를 장악한 고대 라인이 한국 축구를 망쳐놓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우선 고려대 경영학과 89학번인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오랫동안 양궁협회 회장을 맡아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파리올림픽에 걸린 양궁 종목의 금메달 5개를 대한민국이 ‘싹쓸이’한 최대의 공로자로 꼽힌다.

 

이와함께 장인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IOC 위원직을 ‘승계’받아 활약중인 김재열 IOC 위원은 고려대학교 설립자인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선생의 증손자이다.

 

김 위원은 한국 스포츠계의 대표자 자격으로 시상식 등 각종 행사장은 물론, 처남-매제 사이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장모 홍라희 여사, 부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파리올림픽현장을 누비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 양궁 여자단체 대표팀이 금메달을 땄을 때, 메달은 김재열 위원, 기념품은 정의선 회장이 시상했다. 관중석에서는 홍라희 여사와 이서현 사장이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보냈다.

 

정의선 회장과 김재열 위원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대표적인 ‘고대 인맥’으로 꼽힌다. 1970년생인 정 회장은 서울 휘문고등학교를 나와 1989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김재열 위원은 외국에서 대학을 다녔지만, 김 위원의 친형인 김재호 동아일보 채널A 회장이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으로 고려대학교 재단를 이끌고 있다. 정의선 회장도 고려중앙학원 이사직을 맡고 있다.

 

정주영 창업주의 현대가(家) 에는 유난히 고려대 출신이 많다. 정주영 회장은 생전에 자신이 강원도 통천 고향을 떠난뒤 서울에 도착해 고려대학교 증축 공사장에서 일했던 일을 이야기하며 “내가 고대를 지었다”고 말하곤 했다.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과 아들 정몽규 HDC 그룹 회장이 현대가의 대표적인 고대맨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자신과 1968년생 동갑이자 서울 청운중학교 동창인 김재열 위원을 여동생 이서현에게 소개를 시켜 2000년에 결혼하도록 만들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고려대학교에 460억원을 기부했고, 고대는 2005년에 이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도 했다.

 

고려대를 중심으로 엮어진 이런 인연과 인맥으로 김재호 김재열 형제와 이재용 정의선 회장은 1년에 몇 번씩 함께 골프를 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재용 회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나왔지만 이처럼 고대인맥과 끈끈하게 엮이다 보니, 고려대로서는 삼성과 현대차라는 국내 양대 기업 오너를 동시에 든든한 후원자로 둔 셈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