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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산책] 윤석열 대통령이 살펴야 할 또 하나의 민생, 국민들의 ‘우울증’

성북동 비둘기 2024. 4. 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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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결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여소야대가 되다보니, 정치권의 주된 흐름,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 및 여당의 사과와 국정기조 전환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서 영수회담을 요청하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연일 윤 대통령과의 회동을 압박하고 있다.

 

협치(協治)라는 좋은 말을 쓰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문재인 정권의 여당으로 내로남불과 입법독재로 폭주했던 야당에 맞섰던 것에 대한 굴복, 항복선언이나 다름없다. 특히 조국 대표는 검찰총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가해자이기도 하다.

 

노무현 문재인 정권 인물인 박영선 전 의원과 양정철 같은 사람이 국무총리 및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데 이어 김한길 전 의원이 유력한 총리후보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무총리 임명불가에, 국무위원들이 줄줄이 탄핵당하고, 온갖 이름을 내건 특검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을 건사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도 보여진다.

 

지난 총선에서 대한민국 유권자 4,428만명 중 66.97%, 2,965만명이 투표, 역대 국회의원 총선 중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45.1%를 득표했는데 의석은 각각 175석과 108석을 가져갔다. 양당의 득표율 차이는 5.4%P로 득표율로만 계산하면 의석수는 14석 정도 차이가 나야 하지만 민주당 71석을 더 차지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 민주당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던 4년전 21대 총선 때 양당의 득표율 차이는 8.4%P였는데 그때보다 민주당은 0.6%P, 국민의힘은 3.6%P 지지율이 올랐는데 5석만 늘어났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했던 수백만명 유권자들의 표는 ‘사표(死票)’가 됐다. 수도권, 특히 경기도와 인천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표는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인천 12석 중 2석, 경기 60석 중 6석을 얻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 유일하게 했던 특정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이 대단한 선견지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여당 스스로 이번 총선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같은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고집했던 터다.

국민의힘은 최근 중진 연석회의에 당선자 회의, 심지어 낙선자 모임까지 거듭하면서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문을 적어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주변, 소통부재 국정운영,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 등등 그 어떤 지적도 딱히 틀린 것은 없고, 할 말 또한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남 지역에서 당선된 사람들의 침묵은 당연지사. 수도권에서 당선 또는 낙선한 사람들에게 마이크가 쏠린다.

 

이들 대부분은 공천경쟁을 할 때 자신이 그 누구보다 윤석열 대통령보다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놓고 지금은 윤 대통령에게 패배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 불과 한달 사이에 “윤석열 덕분에”가 “윤석열 때문에”로 바뀐 것이다.

 

‘윤석열 때문에’가 틀린 말은 아니다. 따져보면 김건희 여사, 이종섭 호주 대사 같은 문제는 물론 물가, 대파소동 같은 정책이슈 또한 MBC 같은 친민주당 내지 좌파언론의 가짜뉴스, 거짓선동을 당해내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및 주변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에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유권자의 40% 이상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패배자가 됨으로써 이들이 던진 표 뿐 아니라, 그들의 선택까지도 올바른 시민의식을 갖지 못한 행위로 매도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그 주변, 정부정책의 문제점, 잘못을 몰라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 아니다. 우리 나라 유권자들의 보수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성향은 고착화된지 오래다.

 

민주당 후보나 지지자들은 그럴 수 있다고 치더라도, 국민의힘 이름을 달고 출마했던 일부 낙선자들은 반성문을 빙자해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정치적 미개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 북부지역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한 인사는 선거가 끝나고 평소 먹던 약을 타기위해 갔던 동내 병원에 의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힘드시죠?  그런데 이 동네 사람들 중에 선거 끝나고 고혈압에 당뇨수치가 높아졌다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안드시던 술도 마시고 속이 상해서 우울증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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