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윤덕 의원(전주갑)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정책위의장에는 진성준 의원이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수석사무부총장에는 강득구 의원이, 조직사무부총장에는 황명선 당선인이,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는 박지혜 당선인이 임명됐다. 민주연구원장은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발탁됐다.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민병덕 의원이,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이 맡는다.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한웅현 홍보위원장, 최민희 국민소통위원장은 모두 유임됐다.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이 선임됐으며, 수석대변인으로는 박성준 의원이, 대변인으로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임명됐다.
한 대변인은 이번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당직자 인선의 키워드는 3가지로 짚어볼 수 있다.
① 친명계 전진 배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의 발탁이 주목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 당직 인선이다. 추진력이나 성과 이런 것들을 많이 봤다”라며 인선의 배경을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인선에서 눈에 띄는 것은 ‘친명계의 전진 배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민주당 내에서 비명계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 내부의 평가이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 내에는 친명계와 신명계가 있을 뿐이다”라고 했을 정도이다. ‘신명계’는 이번 총선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신진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친명계의 전진 배치가 당연히 예상됐는데, 그 중에서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의 발탁은 주목된다. 이 원장은 지난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던 인물로, 핵심 측근 중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이 대표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설계했던 인물이다.
다만 이 원장은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던 2021년 9월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캠프 정책본부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 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공적이 오히려 의혹으로 둔갑돼 공격받는 상황 속에서 정략적인 모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책본부장 직함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3월 약 58억9533만 원의 재산을 신고한 이 원장은 서울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 부동산 10여 개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일부를 가족 법인을 설립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전 원장은 “공직자가 되기 전의 일이고, 또한 투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와는 30년 지기로, 이 대표가 성남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때 연을 맺은 뒤 2017년 대선,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등 이 대표의 주요 선거마다 정책을 담당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내놓았던 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 지원 등 ‘3대 무상복지’ 정책은 모두 이 전 원장의 손을 거쳤다.
다주택 보유 등으로 대선 캠프에서 물러난 이 원장을 이 대표가 다시 발탁한 것은 ‘이제 거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② 김우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기용= 이번 공천에 문제가 없었다는 메시지
민주당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심각한 내분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북을의 박용진 의원, 은평을에 출마한 김우영 강원도당 위원장 문제 등 비명계를 솎아내려는 움직임 속에서 당내 반발이 적지 않았다.
특히 김우영 위원장이 강병원 의원 지역구에 출마를 결심하면서 지도부 내에서도 반발이 많았다. 그런데 김우영 당선인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함으로써 ‘공천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점이 없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은평을 출마 논란이 있었음에도 임명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한 대변인은 "논란과는 관련이 없다"며 "김우영 당선인의 정무조정 능력에 있어서 여러 가지 평가들이 좋은 것 같다"며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고 해서 그런 점들이 현재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에서 당선된 한민수 당선인을 대변인에 재기용한 점도 공천 과정에서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③ 김윤덕 신임사무총장 임명= 이재명 대표의 연임 의지 반증?
이 대표의 임기는 8월 28일까지이다. 임기가 4개월 남은 시점에서 사무총장 교체 등 대규모 당직 개편에 대해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당대표와 함께하는 당직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대표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측근 그룹 내에서도 이 대표 연임에 대해서는 말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정성호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 대표 연임을 언급했지만, 측근 그룹 일각에서도 연임을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민심을 확인한 이상, 굳이 성적표를 다시 받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이 대표가 연임 의지를 굳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설령 이 대표가 연임을 하지 않더라도 차기 당대표가 ‘이 대표가 임명한 사무총장을 교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무소불위 권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정식 국회의장 출마와 박찬대 원내대표 출마도 이재명 대표 연임 가능성 높여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조정식 국회의장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이다. 조정식 전 사무총장이 국회의장 출마를 굳힌 이상 내부 교통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은 ‘박찬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선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연임을 하지 않을 경우, 후임 당 대표로 박찬대 의원의 가능성이 가장 높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로 나선다는 것은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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