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중 예수님 빼고 다윗만큼 많은 분량에 걸쳐 일생이
자세하게 소개된 인물도 없다. 그만큼 성경에서, 또 기독교 신앙에서 다윗은
중요한 인물이다. 다윗은 어떤 인물인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도 어느정
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윗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다. 여러분도
다윗에 대해서는 한마디씩 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개 목동이었으나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되어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
되었던 극적인 인물이요, 예수님의 조상이요, 성실하고 겸손하고 지혜로우며,
위대한 시인이요 음악가요 골리앗을 넘어뜨린 최고의 용맹스런 장수요,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실수도 저질렀던, 참으로 다양한 재능과 인간미와 신앙을
겸비했던 인물!
이 한시간에 다윗에 대해 말하기란 사실 무리일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간은
다윗의 일생을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어서, 평소 여러분들이 성경 이야기를
통해 잘 알고 있는 부분 몇가지를 신앙적으로 재해석하도록 하겠다.
‘다윗’은 아브라함의 14대 손이며, 유다지파 이새의 여덟째 막내아들로, 그
이름은 히브리 말로 ‘사랑받는 자, 사랑스러운 자’라는 뜻이다. 그의 이름대로
다윗은 하나님과 사람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이었다. 유대땅 베들
레헴에서 태어났으며, 일개 목자에서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 되기까지 그의
생애는 하나님의 은혜로 장식되어 있다.
● 다윗이 등장할 당시 이스라엘은 사울을 초대 왕으로 세워 왕정을 수립하게
되었고, 백성들이 여망하는 바 외적의 압제로부터 막 벗어나는 시기에 있었다.
그러나 사울이 비록 왕이라는 직책을 수행하긴 하였지만, 정치적.군사적 입장
에서 볼 때 여전히 불안정하였다. 그는 이전의 사사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주변의 국가들이 강력한 왕정국가를 형성하고, 막강한 군대와 병기들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국력을 신장시킬 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다윗을 세워 신본주의적 왕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다윗은 앞선 다른 신앙의 위인들과 달리 조금 일찍 70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평생 전쟁터에서 많은 고생을 해서인지 수명이 짧았다. 다윗의 70 생애는, 20세 이전의 초기와, 약 20세 경 골리앗을 무찌르고 이스라엘의 장수로 등장하여, 30세에 왕위에 즉위하고 주변의 모든 이방민족을 정복했던 30년간의 중기와,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면서부터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70에 죽기까지 20년간의 말기로 구분할 수 있다.
● 초기
다윗은 베들레헴이라는 시골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들판에서 양떼들과 생활하면서 자랐고, 그래서인지 몸집은 크지 않았지만 기운도 세고 침착하며 기지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다윗은 양을 치다가 사자와 곰을 만났지만 그들을 쳐죽이고 양과 자신을 지켜낼 수 있었던 용맹스러운 청년이었다. 나이에 비해 다윗은 책임감이 투철했고 생각이나 마음가짐은 어른스러웠다.
다윗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사무엘 선지자가 하나님의 명을 따라, 사울 대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는 기름을 붓기 위해 이새의 집을 방문했을 때였다. 사울왕이 알게되면 이것은 반역으로서 사무엘은 물론 이새의 집안까지 죽임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무엘은 우연히 베들레헴에 방문한 것처럼 하여 화목제사를 드리면서 이새의 가족, 즉 아들들도 초청하였다. 이때 이새는 여덟명의 아들 가운데 일곱 아들을 사무엘 앞에 세웠다. 다윗은 아직 20세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선은 어린 목동에게로 향해 있었다. 사무엘의 예상을 뒤엎고 이새의 막내 아들 다윗이 미래의 왕으로서 기름부음을 받았고, 이때부터 다윗은 여호와의 신에 크게 감동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다. 어른들의 제사에 참석할 수도 없었던 어린 다윗이었지만, 이미 그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었다.
다윗의 모친에 대한 성경의 언급은 부정확하고 미흡하다.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 다윗왕의 위치로 볼 때 이것은 예외이다. 성경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다윗의 어머니는 이방 암몬 사람과 관계가 있는 여인 같다. 즉 다윗은 이방 여자에게서 태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내가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 모친이 죄 중에 나를 잉태하였나이다(시51:5).’ 하고 다윗은 외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어려서부터 형들에게 눌려 살면서 들판에서 양을 쳤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볼 때, 다윗은 결코 좋은 환경 속에서 자란 인물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을 들어 쓰시기 전에 반드시 준비시키시고 연단을 하신다. 쇠를 강하게 하기 위해 불로 달구고 물로 식히듯이. 다윗은 어려서부터 형들에게 눌려 집안에서 귀여움받고 지내지를 못하고 베들레헴 들판을 뛰어다녀야만 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당시에도 목자는 가장 비천한 직업이었다. 집에서 잠자지 못하고 들판에서 밤새워 양떼를 지켜야 하는 일은, 요즘으로 치면 3D 업종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고난의 목장이 어린 다윗에게는 그대로 교실이요 도장이요 또 예배당이기도 했다. 하나님께서는 이 자연의 배움터에서 그를 가르치고 그와 교제하면서 은혜를 베푸셨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목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23).” 다윗이 집안에서 고이 자랐다면 어찌 이런 시가 탄생할 수 있었겠는가?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을 하늘 위에 두셨나이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의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시8).” 밤을 새며 양떼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쏟아지는 별빛을 바라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이런 시를 지을 수 있었겠는가?
다윗은 힘들고 지친 고난의 현장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은총을 마음껏 맛보았고, 여호와의 능력을 체험하며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늘 여러분의 삶이 고달프고 힘이 드는가? 밤이 깊을수록 별빛은 더욱 빛나게 마련이다. 다윗처럼 여러분도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나아가게 될 때, 오늘의 힘든 처지가 오히려 여러분을 더욱 빛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듬어 주실줄로 믿는다.
● 중기
여호와의 신에 감동한 다윗은 더욱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게 되었고 드디어 이스라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다윗이 골리앗을 무찌르기 전, 이미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서 수금을 잘타고 용기와 구변이 준수한 자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래서, 여호와의 신이 떠나고 악신이 든 사울을 치료하기 위해 다윗이 추천된다. 이에 다윗은 사울왕을 곁에서 보좌하는 사람이 되어, 사울왕이 악신으로 인해 괴로워할 때 수금을 타서 사울을 상쾌하게 하였고, 사울의 총애를 받게 되어 왕의 병기드는 자가 되었다. 즉 사울왕의 최측근 비서가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블레셋 사람들이 골리앗을 앞세워 침범해 왔다. 당시 다윗은 베들레헴 집과 사울왕을 오가면서 그 아비의 양을 쳤는데, 한번은 아비 이새의 심부름으로 전쟁터에 나간 형들에게 음식을 전하기 위해 전장으로 오게 되었다. 이때도 다윗이 징집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면, 아직 20세가 되지 않은 모양이다. 전장에 당도한 다윗은 적장 골리앗이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능멸하는 것을 듣게 되었고, 여호와의 영에 감동된 다윗은,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울왕을 설득하여,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가 골리앗을 넘어뜨린다.
이날의 승리 후 다윗은 사울의 장수가 되어 가는곳마다 승리를 거두게 된다. 다윗의 명성은 금새 전국에 퍼져나갔다. 그런데, 사울왕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개선할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렇게 노래한다.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신하가 군주를 능가하여 백성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때부터 다윗의 극심한 고난은 시작되었다.
사울은 여러번 다윗을 죽이려고 했다. 다윗은 산속으로 들판으로 도망쳐 다녀야만 했다. 당시의 자기 신세를 다윗은, ‘죽은 개나 벼룩’으로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다윗은 결코 사울왕을 미워하지 않았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아버지라고 한다면, 다윗은 참으로 위대한 사랑의 소유자였다. 하나님은 결코 그를 적의 손에 넘겨주시지 않았다. 그의 생명은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싸개 속에 싸여’ 있었다.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사람은 환난을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떨 땐 더 큰 환난 속에서 살아가지만 하나님의 보호 아래 연단을 받아 믿음이 깊어지는 사람이다.
다윗은 30세에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으로 즉위하기까지 10년 가까이 유리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미친사람처럼 침을 흘리며 목숨을 구걸해야할 때도 있었다. 그 동안의 싸움이 얼마나 괴로웠는지는 수많은 시편에서 다윗은 자신의 심정으로 토로하고 있다.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소이다. 많은 사람이 있어 나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하나님께 도움을 얻지 못한다 하나이다.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감추어 주소서.’ 이러한 극심한 역경과 고난 가운데 하나님의 그릇은 완성되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선을 행하고자 열심을 다하는 성도의 앞길에도 때로는 고난과 역경의 장벽들이 계속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역경을 통한 하나님의 축복이 예비되어 있음을 믿고 의지하며, 선을 행하되 낙심치 말고 끝까지 인내하자. 절대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자. 하나님이 세우시는 때를 기다리라. 그리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실 것이며, 복되고 존귀한 자리에 앉게 하실 것이다.
● 말기
다윗은 먼저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이 되었다. 그 기간은 7년 반이었다. 그리고 사울왕의 사촌 아브넬의 반역 사건으로 다윗이 유다와 이스라엘 전국의 왕이 되었다. 이리하여 다윗은 예루살렘에서 33년 동안 전국을 다스리게 되었다. 이스라엘은 다윗의 통치 하에서 날로 융성해 갔다.
이런 다윗에게 실패가 있었다. 그것은 그가 성공하여 이름을 널리 떨친 후의 일이었다. 사울에게 쫓겨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고난을 받을 때 그의 영혼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러나 사방이 평정되어 왕위가 견고해지자, 그는 방심하기 시작했다.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암몬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승리는 이미 다윗의 수중에 들어와 있었다. 그래서 나이든 다윗은 요압을 보내어 이스라엘 전군을 지휘하게 하고 자기는 왕궁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왕궁에서 평안히 낮잠을 자고 저녁 때가 다되어서야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처럼 안일한 장소 - 그곳이야말로 성도에게 위태로운 곳이다. 다윗은 여기서 실패하고 말았다.
충성스런 부하 우리야가 왕을 위해 전쟁에 나가 있을 때 그 아내를 범한다는 것은 얼마나 파렴치한 행위인가? 게다가 그 죄를 은폐하기 위해 우리야를 전사하게 했다. 그리하여 다윗은 한꺼번에 간음죄와 모살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물론 이 일로 다윗이 하나님께 완전히 버림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일로 다윗의 가정은 말로 다할 수 없는 비참에 빠지고 만다. 왕자들간의 싸움, 가장 아꼈던 아들 압살롬의 반란, 다윗은 환갑을 넘은 나이에 맨발로 예루살렘성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다윗의 두 번째 실수는 인구조사의 실시였다. 하나님께 간구하여 그 지시대로 나라를 다스리려고 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인구 조사를 하여 군대를 뽑고 세금도 거두려고 했던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 아니었으나, 높고 영화로운 권세가 다윗으로 하여금 교만으로 눈이 가려진 모양이다. 이 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 7만 명이 전염병에 걸려 죽어갔다. 지도자들이 정말 정신 차리고 잘해야 한다.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 하나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게 되는지 모른다.
그러나 다윗의 최대 강점은, 금방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것이다. 사람은 실수하거나 넘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의 영적 성향이 더 중요하다. 다윗도 엄청난 죄를 범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께 회개하는 사람이었다. 시편에는 측은할 만큼 뜨겁고 간절한 다윗의 회개기도가 나타나 있다. 다윗은 회개를 통해 바로 자신을 회복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실수할 때마다 자신을 바로 일으키고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 다윗은 시인으로서, 가인(歌人)으로서, 군인으로서, 정치가로서, 신앙인으로서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실 메시야의 조상으로서, 또한 그 모형으로서 참으로 아름답고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다윗은 자기가 왕이 되고 이스라엘의 국위가 높아진 원인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기인한 것임을 끊임없이 고백하며, 감사드리며 살았던 겸손한 사람이었다.
실로 이 땅에 하나님의 은총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누구 있겠는가? 하지만 그 은혜를 깨닫고 살아가는 자는 심히 적다. 믿음의 백성들도 마찬가지다. 삶의 걸음걸음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늘 실감하며, 감사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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