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성경인물설교(20) 요나단 / 박영철 목사

성북동 비둘기 2023. 6. 13. 15:48
728x90

다윗과의 우정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인물 요나단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삼상 13:2이다. 이스라엘 통일 왕국의 초대 왕 사울이 40세에 사무엘선지자에게 기름부음을 받고 왕위에 오른지 2. 즉 사울이 42세 되었을 때, 사울은 이스라엘 사람 3천을 선발하여 그중 2천은 자기와 함께 있게 하고, 나머지 1천은 아들 요나단에게 맡겨, 사울의 고향이자 사울 통치의 중심지였던 기브아에 주둔시켰다. 이로 볼 때, 요나단은 사울이 왕이 되기 전에 일찍 태어난 맏아들이었다.

 

요나단은 여호와께서 주신다라는 뜻이며, 사울왕과 아히노암 사이의 장남이었고, 요나단의 자녀로는 거의 50중반에 얻은 므비보셋이 있다. 요나단이 왕자로 활동하던 당시는, 이스라엘에 왕정이 처음 시작되던 시기였으며, 블레셋을 비롯 거듭되는 외적들의 침입을 물리치고 하루 빨리 정치적 기틀을 세워가야 할 때였다.

 

이 시기에 요나단은 부친 사울을 도와 블레셋, 암몬과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용사였다. 부친 사울이 80세때 블레셋의 침공에 맞서 싸우다 블길보아 산에서 부친과 형제들과 함께 장렬하게 전사하는데, 이때 그의 나이 대략 60세 정도였다.

 

다윗과의 우정으로 자신이 물려받을 왕위까지 양보했던 왕자 요나단은 어떤 인물인가? 성경에 나타난 요나단의 행적을 중심으로 그의 진면목을 살펴보자.

 

요나단은 위대한 용사였다.

 

1) 요나단이 처음 등장하는 것이 삼상13이라 했는데, 이때 그의 나이 약관 20세 정도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비록 20세에 불과했으나 그의 부친 사울은 그에게 군사 1천명을 맡겨 자신들의 본거지인 기브아를 지키게 할 정도를 그를 신뢰했다. 그러자 요나단은 이들을 지휘하여 이스라엘 땅을 침범하여 전초기지를 구축해 놓은 블레셋의 수비대를 독자적으로 격파하였다.

 

2) 이 일로 인해 블레셋 군사들이 해변의 모래같이 쳐들어와 진을 치는데, 그 부친 사울이 백성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치자 사무엘선지자를 기다리지 못하고 번제를 드림으로 큰 책망을 받게 되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사무엘마저 떠나 버리자 남은 군사들은 겨우 6백명 밖에 되지 않았다. 이때 이스라엘 군대 가운데 무기를 가진 사람은 사울과 요나단 밖에 없었다. 블레셋 군대는 병거가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이요 보병은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였다. 이스라엘 군대는 광풍 앞의 등불이었다. 하지만 요나단의 마음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요나단은 부친 사울과는 반대로 이 할례없는 자들을 치도록 도우실 수 있는 여호와를 굳게 믿었다. 요나단은 종자 하나만을 데리고, 수와 무기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적진으로 용감하게 돌격한다. 이날 요나단이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있음을 확신하고 나아가 적을 넘어뜨리기 시작했을 때, 블레셋 진중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허다한 블레셋 군사들이 무너져 이리저리 흩어지기 시작했고, 기드온이 3백용사로 미디안을 칠 때처럼, 큰 혼란이 블레셋 진중에 일어나 서로 치기 시작하여, 마침내 해변의 모래같이 올라왔던 블레셋 군대는 오합지졸마냥 궤멸되고 말았다.

 

요나단은 덕망있는 지도자였다.

 

요나단이 블레셋을 크게 무찌른 이날, 전쟁이 치열하여 요나단을 비롯 온 이스라엘 군사들이 극도로 피곤하였다. 하지만 사울왕은 이스라엘 군사들에게 명령하기를, 자신이 블레셋 군대에 원수를 갚을 때까지, 즉 저녁 때까지 금식을 선포한다. 누구든지 음식을 먹으면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맹세시킨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척 허기졌지만 맹세를 두려워하여 아무도 음식을 입에 대지 못했다. 그런데 사울왕이 이런 명령을 내릴 때, 마침 그곳에 요나단이 없었다. 요나단은 너무 시장하여 적을 추격하는 도중, 지팡이 끝에 들꿀을 찍어 먹었다.

 

저녁이 되어 추격이 끝날 무렵, 백성들이 너무 피곤하고 시장하여 짐승을 잡아 피째 먹어 범죄하게 된다. 사울은 밤새 블레셋 사람을 계속 추격하여 전과를 올리고자 하였으나 하나님께서 허락지 않으시자, 사울왕은 이것이 누군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아들 요나단이 잘못했을지라도 죽을 것이라고 맹세한다. 결국 요나단이 제비에 뽑히게 되었다. 그러자 사울왕은 요나단을 죽이고자 한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던 요나단이 지팡이 끝에 꿀을 조금 찍어 맛본 것 때문에 죽게 되었다.

 

이때 이스라엘 온 백성들이 나서 사울왕에게 요나단을 적극 변호하고 일종의 압력을 행사한다. “하나님과 함께 일한 요나단이 머리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할 것입니다.” 백성들은 요나단 왕자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 부친 사울왕의 조급한 마음, 경솔한 맹세, 무자비한 행동 때문에 요나단의 생명이 위태했을 때, 백성들은 한마음으로 나서 요나단을 구했다. 요나단은 이처럼 백성들로부터 존경받는 덕망있는 지도자였다.

 

요나단은 변함없는 신의와 우정의 사람이었다.

 

1) 사울왕이 60세쯤 되었을 때,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전리품들을 남겨놓음으로써, 사무엘 선지자에게 가문의 몰락을 선언 당한다. 이럴 즈음, 사무엘은 하나님의 명에 따라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을 예고한다. 이후 사울왕은 여호와의 신이 떠나고 악신이 들어 고통당한다. 그로부터 다시 10년 후, 또다시 블레셋 사람들이 골리앗을 앞장세워 쳐들어 왔다. 이때 여호와의 신에 감동된 다윗이 나가 골리앗을 무찌른다. 이날 요나단이 다윗을 처음 만났는지는 불확실하나, 요나단은 첫 만남부터 다윗의 인품에 마음이 끌려 그를 자신의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요나단은 다윗과 의형제를 맺고 평생 의리를 지킬 것을 약속했다. 영웅이 영웅을 알아본다고 하였다. 요나단은 다윗을 첫눈에 알아본 것이다. 요나단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주고 칼과 활, 허리띠까지 다 내어줄 정도로 지극히 다윗을 아끼고 사랑하였다. 이때 다윗은 20대 초반이었고, 요나단은 50 가까운 나이였다.

 

2) 이후 사울왕이 다윗을 질투하여 죽이려고 할 때마다, 요나단은 다윗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오늘 읽은 본문은 다윗을 자기 생명같이 사랑하여 그를 지키고자 애쓰는 요나단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요나단은 부친 사울왕의 분노 앞에서도 이를 두려워하거나, 어리석은 명예욕에 얽매이지 않고, 생명을 다해 다윗을 변호하였다. 요나단은 왕자인 자기가 왕이 되지 못하고 다윗이 왕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시기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어줄 만큼 사랑하고 끝까지 신의를 지켰던 진정한 우정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요나단은 부친 사울왕이 부당히 다윗을 해하려 하자, 부자간의 정에 얽매이지 않고 의로운 항변을 할만큰 순전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요나단은 믿음의 사람이었다.

 

이것은 앞에 열거한 모든 요나단의 성품을 다 통합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요나단은 온전한 믿음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위대한 용사일 수 있었고, 백성들로부터 존경받는 덕망있는 지도일 수 있었고, 끝까지 다윗과의 언약을 지켰던 신의의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요나단은 욕심없는 순전한 믿음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다음 왕으로 다윗을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이 왕위를 계승할 여러가지 조건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볼 수 있었겠으나, 요나단은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고 순복하였던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겸손하였고 담대하였고, 인자할 수 있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양보하지 않고, 손해보려 하지 않고,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오늘 수많은 인생들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를 이룬다. 인간의 권력에의 탐닉은 부자간의 정도 끊을 정도로 살벌하기만 한데, 요나단은 우정과 약속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던 사람이요, 개인보다 나라와 신의를 지킬 줄 알았던,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에 순복할 줄 알았던, 진정으로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다윗도 요나단의 이러한 마음에 탐복했다.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요 인격과 지도자로서 좋은 모델이었으며, 진정으로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었던 동지였던 요나단이 전사한 후 다윗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사랑을 기억하며 조가를 불렀다.(삼하1:26)

 

나의 형, 요나단! 형 생각에 나는 가슴이 미어지오. 내가 애통함은 형의 사랑 때문입니다. 내가 형을 먼저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형이 나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형의 남다른 사랑, 어느 여인의 사랑도 따를 수 없었다오.”

 

이것은 다윗에 대한 요나단의 우정과 사랑이 얼마나 희생적이며 자기헌신적 이었는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요나단은 마음이 부드럽고 선량한 사람이었으며, 또한 전투에서는 용맹스런 전사였다. 그는 아버지 사울을 도와 수많은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이었다. 또한 국가를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충성스런 신하였다. 그의 마지막 죽음도 길보아 산 전투에서 아버지 사울왕 그리고 두 동생과 함께 장렬히 전사했다.

 

다윗도 요나단에게만은 두고두고 은혜를 갚으려고 노력했다. 요나단에게는 므비보셋이 유일한 아들이었는데, 사울왕과 요나단이 전사할 당시 다섯 살이었다. 요나단이 전사했다는 패전의 소식을 듣고 그 유모가 안고 급히 도망하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다리를 다쳐 평생 다리를 절게 되었다. 다윗이 왕위에 오른 뒤,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거지처럼 살았으나, 다윗이 수소문 하여 므비보셋을 왕궁으로 불러들여, 왕자들과 같은 자리에 앉게 하였다.

 

다윗이 살아서 이스라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요나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것을 다윗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요나단이 인간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아버지 사울의 말대로 다윗을 처형하는 데 협조했다면 이스라엘 역사의 물줄기는 또 어떻게 흘러갔을까? 그런점에서 요나단은 진정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보내신 하늘의 사람이었다.

 

요나단이란 이름은 오늘날에도 이스라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 마음 속에 우정과 신의와 믿음의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오늘날처럼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는 더욱 빛나고, 만나고픈 인물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