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문 전 대통령, 조국 창당에 힘을 확 실어줘”
“다른 방법이 없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밝힌 조 전 장관에 문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을 두고 ‘조 전 장관의 행보에 문 전 대통령이 힘을 실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3일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국 전 장관 창당 관련 발언을 전해듣고, 잠을 못잤다"고 총선 악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창당에 힘을 확 실어줬다"고 해석했다. 민주당이 조국의 늪에 또 빠지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 본심에 대한 의구심 제기돼... 굳이 공지영 산문집을 추천?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본심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방문 직전 SNS에 공지영 작가의 신간을 추천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12일 페이스북에 공 작가의 신간 산문집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를 소개하며 "독자로서 작가의 귀환을 환영하는 마음과 그의 외로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공 작가는 한국 문단에서 단행본이 가장 많이 팔린 최고 반열의 소설가이고,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았다”면서 “그럼에도 그의 치열함 때문에 때로는 세상과 불화하고, 많은 공격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적었다.
퇴임 후 SNS를 통해 책을 추천하는 글을 종종 올린 문 전 대통령이지만, 공 작가가 최근 조 전 장관을 공개 비판한 바 있어 글을 게재한 시점을 두고 정치적인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방문을 내켜하지 않아서 공 작가의 책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공 작가가 산문집을 낸 시기는 지난 연말인데, 문 전 대통령이 ‘왜 하필 조 전 장관의 방문을 앞두고 추천 글을 썼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산문집, 공지영의 ‘조국 지지 철회’ 담겨 있어
공 작가는 지난해 연말 낸 산문집에서 “SNS를 통해 열렬하게 옹호했던 한 사람이 내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조국 사태’ 당시 조 전 장관을 옹호했던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을 담았다.
공 작가는 이후 신간 출간 인터뷰에서도 “욕을 먹으면서도 그를 감쌌던 건 당시로선 나름의 애국이고 희생이었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었구나 싶었다”며 “나중에 과오가 드러났을 때 그가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한 마디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조 전 장관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당시 설전을 벌였던 진중권 광운대 교수에게는 “미안해 죽겠다”는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 공지영 찐팬이라면서 조국 지지 철회 사실도 몰랐다고?
따라서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의 공 작가 산문집 추천 글에 “하필 이런 시기에 공지영 작품을 추천하다니”, “공지영 인터뷰를 보고도 이런 글을 쓴 이유가?” 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13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김광일 CBS기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조국 전 장관을 좀 견제 비판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 측근 쪽에서는 ‘전혀 아니다. 공지영 작가(의) 엄청 팬이다. 그래서 그 책을 미리 사다 봤고, 평산마을 서점에도 미리 깔아놨을 정도로, 그런 팬심 차원에서 한 거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공 작가의 엄청난 팬이라면, 공 작가가 최근 조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실을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금 마음이 어떤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통령께서 어떤 생각으로 그걸 쓰셨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조국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심판의 대상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심판의 대상은 윤석열 정권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가 됐든 다같이 연대해야 된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의 거리두기= 조국 신당 ‘지지’ 대신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표현
문 전 대통령의 본심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되는 배경은 또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창당 입장에 대해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했다. ‘내가 적극 돕겠다’가 아니라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는 표현이 중립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풀이되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우군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는 지적이다.

문 전 대통령 입장에 대해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유튜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이 오기 전에 (공 작가의) 책을 소개해서, 조 전 장관이 그걸 (방문 전에) 미리 읽었다면 ‘나를 그다지 환영하지 않는구나’라고 문 전 대통령의 본심을 충분히 이해하고, 만남을 취소하든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든가 하는 본심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의 본심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찾아가서 신당 창당을 보고했고, 문 전 대통령은 본심으로는 찬성하지 않지만, ‘굳이 와서 얘기를 하니까, 그냥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했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통령의 본심은 향후 친문계 행보 통해서 드러날 듯
따라서 최 평론가는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힘을 빌어서 그걸 동력 삼아서 신당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조 전 장관의 그런 시도는 그다지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결국 조 전 장관은 민주당으로부터도 외면당하고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중립적인 입장을 확인한 상태여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다는 것이 최 평론가의 주장이다.
조 전 장관의 방문 직전 공 작가의 산문집을 추천한 문 전 대통령의 본심은 앞으로 민주당 내 친문계의 행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표현대로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창당에 힘을 확 실어줬다’면 공천에서 배제된 친문계가 조국 신당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개혁신당’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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