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세상읽기/사회 문화

평균 연봉 1억2천만원인 삼성전자 노조, 국민 밉상 될까...‘7만 전자’ 위기를 협박 카드로?

성북동 비둘기 2024. 4. 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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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은 부정적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삼성 직원들이 사측이 상당한 임금인상률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행동에 나선 것을 두고 ‘귀족 노조’라는 비판이 거세다.
[사진=MBN 캡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의 수는 12만 4207명이다. 평균연봉은 1억 2천만원이다. 남성은 1억2천8백만원, 여성은 9700만원이다. 서민들 눈높이에서 보면 삼성전자 직원들은 부유층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삼노가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성과급 삭감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 반도체(DS)부문이 큰 폭의 적자는 냈음에도 불구하고 보너스를 보전해 달라고 전삼노가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평범한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적자 나도 성과급 달라는 ‘떼법’ 논리 구사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은 임금인상률 5.1%를 제시했다. 반면에 노조는 임금 6.5% 인상에 특별성과급 200% 지급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4.1%였다. 임금인상률을 올린 것은 중요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적자로 못받았던 성과급을 보전해달라는 게 핵심 요구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로 인해 성과급을 대폭 줄였다. 특히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DS부문은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 지급률이 연봉의 0%였다. 호황때 연봉의 50%를 받았던 DS부문 직원들로서는 충격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흑자로 돈잔치를 벌였을 때 받았던 성과급을 불황에도 요구하는 것은 시장경제원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 적자가 나도 성과급을 달라는 것은 ‘떼법’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무산되자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전삼노를 포함한 삼성전자 5개 노조가 참여한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74%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삼성전자의 5개 노조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인 DX노조는 투표 참여율이 낮았다. 결국 조합 차원의 쟁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전삼노, 국민적 피해 언급하면서 사측 압박...국민여론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부정적

전삼노 측은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매우 큰데 파업이 일어난다면 타격은 사측뿐 아니라 노측과 국민들까지 입을 수 있다"면서도 "사측에 전향적 변화가 없다면 결국 파업으로 가는 길로 내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종의 협박인 셈이다.

 

전삼노는 18일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문화행사를 열었다. 노조 측 추산 약 2천명이 참가했다. 다음달 2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다. 파업 카드를 들고 사측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여론은 비판적이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3명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노조 파업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감한다' 38.0%, '공감하지 않는다' 53.7%로 집계됐다. 연령별 편차가 있다. 18~29세 MZ세대의 삼성 노조파업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43.4%, 40.9%였다. 긍정이 2.5%p 높았다. 30세 이상 연령대는 모두 '공감하지 않는다' 응답률이 높았다. 60대 이상은 파업 반대 입장이었다.

 

전삼노는 전 직원의 20%에 불과, 임금협의권한 없어

 
[사진=YTN 캡처]
 

사실 전삼노는 임금협의권한이 없다. 전삼노 조합원은 현재 2만4876명으로 정규직 직원 12만4207명의 20%에 불과하다.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은 직원 과반으로 구성된 노조가 없을 경우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협의하고 회사가 임금을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올해 임금인상률 5.1%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전삼노와 별도로 임금협상을 벌인 것은 노조를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약 15조원의 영업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상반기를 넘겨봐야 전반적 전망이 가능한 실정이다. 실적 회복의 시기가 도래할지 아니면 위기가 더 깊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점에 “적자가 나도 성과급을 달라”고 우기는 게 전삼노의 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서도 삼성전자 직원들은 다른 대기업 직원이나 전문직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무원 A씨는 ‘삼성전자 파업 여론조사 반대가 훨씬 많네’라는 제목의 글에서 “1.5억 받다가 1.2억 받는다고 파업하면 누가 공감해주냐”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삼성전자 직원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B씨는 “과장인데 8천도 못받아요”, C씨는 “PS가 급여의 30%인데 무슨”, D씨는 “나 밥먹는 거 니들이 반대하면 안먹냐” 등으로 맞받았다.

 

‘7만 전자’ 위기 속 전삼노의 강경노선은 ‘국민 밉상’ 자초하는 선택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전삼노의 행태에 대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비관적 실적 전망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위태로운데 노조파업이 겹치면 심각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사진=MBN 캡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7만9600원 대비 2.51%(2000원) 하락한 7만7600원으로 장을 끝냈다. ‘8만 전자’로 올라섰다가 다시 ‘7만 전자’로 내려온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이 삼성전자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전 거래일 대비 4.86% 급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3.78% 인텔은 1.76% 각각 하락했다.

 

TSMC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을 달성했으나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액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른 충격파로 분석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시장의 불황 속에서 전삼노가 강경노선을 고수할 경우 국민경제에 큰 손해를 끼치는 단체행동으로 인해 국민 밉상으로 찍혔던 현대차 노조의 운명을 자초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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