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세상읽기/사회 문화

"도시로 뱀들이 피서온다고?"....인천, 용인 아파트 단지에 뱀 잇따라 출몰

성북동 비둘기 2023. 8. 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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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뱀들이 피서온다고?"....인천, 용인 아파트 단지에 뱀 잇따라 출몰
  •  김경동
  •  최초승인 2023.08.01 06:43:00
  •  최종수정 2023.08.0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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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태백 등에 이어 도심지 아파트까지
"독뱀도 있어 119 신고해야"
최근 강원 태백시에서 촬영된 뱀. [SNS캡처]

최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 평창, 태백 등 뱀 서식지 인근 마을에 잇다라 출몰했던 뱀들이 최근 도심 아파트단지까지 진출, '뱀 주의보'가 내려졌다.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요즘 단지 곳곳에 백반을 뿌리는 등 대대적인 뱀 소탕 작업에 착수했다.

주인과 함께 산책 중이던 개가 풀숲에서 갑자기 뛰쳐나온 뱀에게 물리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아파트 관리실이 마련한 대책이다. 

인천 뿐만이 아니다. 용인시에 사는 권모씨는 1일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 공원에 뱀이 나타났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동 입구마다 붙었다"며 "공원에 바닥 분수가 있어 여름철엔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데 뱀에게 물릴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뱀 출몰 신고는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강원 평창에서는 길이 3m에 이르는 대형 구렁이가 닭장의 계란을 훔쳐먹다 개에게 물려 폐사했다. 

또 강원 태백시에서는 8m는 족히 됨직한  '아나콘다급 초대형 뱀'이 나무 줄기를 감싸고 있는 사진이 SNS에 공개돼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해당 뱀은 구렁이의 한 종류로 밝혀졌다. 

지난달 30일에는 강원 강릉 도심에서 길이 1.4m의 뱀이 출몰,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소방이 주차된 차량 보닛에 숨은 뱀을 30여분 만에 가까스로 포획해 인근 야산에 방생했다.

생태 전문가들은 "찌는 듯한 더위에 뱀 역시 덥기 때문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그늘 같은 시원한 곳을 찾아다닌다"고 뱀 출몰 이유를 설명했다. 

변온동물인 뱀은 건조하고 춥거나 습하고 더운 극단적인 기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겨울에 동면(冬眠)에 들거나 여름에 하면(夏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폭염이 이어지며 덥고 습한 야생에서 버티지 못한 뱀이 상대적으로 적당한 습도와 기온을 갖춘 도심으로 모여든다는 것이다.

특히 한강변 등 수변 지역에는 사람이 버리고 간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설치류가 많고 이를 잡아먹는 뱀에겐 서식이 쉬울 수 있다.  

소방당국은 "주택가로 서식지를 옮긴 뱀 중엔 독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 도심에서 뱀을 발견하는 즉시 119에 신고를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또 "뱀에게 물린 경우 깨끗한 물로 해당 부위를 씻어내고 독이 몸으로 퍼지지 못하도록 상처 부위를 압박한 채 빠르게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7월 한달 전국 119 안전센터에서 뱀이 나왔다는 신고로 출동한 건수는 총 6235건에 이른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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