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세상읽기/정치 경제

힘 빠진 이준석, 개혁신당은 민주당 표 잠식한다...한동훈은 보수 결집 강화

성북동 비둘기 2024. 2. 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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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 탈당파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축이 돼 결성한 개혁신당이 민주당 지지층을 집중적으로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에 국민의힘 총선 가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미풍’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제일시장 번영회 사무실에서 열린 시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진식 제일시장 번영회장.[사진=연합뉴스]
 

이낙연과 이준석이 결성한 ‘개혁신당’, 민주당 지지층을 주로 파고들어...이준석 지지층은 이탈?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등은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의 공천장악 등에 반발해 탈당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반기를 들고 독자노선을 선택했다. 따라서 개혁신당의 지지층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층을 고르게 이탈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민주당 지지층 균열만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준석 공동대표의 지지층이 민주당 탈당파와의 합당에 대해서 ‘원칙 없는 잡탕밥’이라고 비판하면서 심각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된 현상이다. 개혁신당은 보수의 대안이라는 정치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단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KSOI여론조사...국민의힘 이탈률 1.3%, 민주당 이탈률 5.6%

CBS노컷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서 국민의힘은 44.3%, 더불어민주당은 37.2%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양당 간 격차는 7.1%포인트(p)를 기록했다. 이는 오차범위(±3.1%p) 밖이다. 이 밖에 개혁신당 6.6%, 녹색정의당은 1.2%의 지지를 얻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4.10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지난 총선때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별도로 투표하게 된다. 개혁신당은 지역구보다 비례대표를 통해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지지층이 비례대표 투표 의향에서 개혁신당으로 넘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KSOI의 이번 조사에서 지역구 투표의 정당 선택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 44.3%, 민주당 35.9%, 개혁신당 7.5%, 녹색정의당 2.1% 등의 응답률을 보였다.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에서는 국민의힘 43.0%, 민주당 30.3%, 개혁신당 9.9%, 녹색정의당 3.6% 등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지역구 지지율보다 감소한 데 비해 개혁신당이나 녹색정의당은 소폭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지지하려는 유권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역구 투표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다가 비례대표 투표에서 이탈한 비율은 1.3%p(44.3-43.0=1.3)에 그친 반면, 민주당 지지층 이탈율은 5.6%p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KSOI는 이같은 현상을 근거로 삼아 개혁신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개혁신당이 국민의힘에 ‘미풍’인 이유는?...한동훈은 ‘보수세력’ 결집시키고 이재명은 ‘명문갈등’ 격화시켜

이처럼 개혁신당이 국민의힘을 대체하는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우선 이준석 공동대표에 대한 2030지지층의 실망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나아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아짐에 따른 ‘보수세력의 결집’ 현상도 이 대표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SOI조사에 따르면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잘한다’ 53%, ‘잘못한다’ 40.7%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이재명 대표의 경우 ‘잘한다’는 38.0%에 그친 데 비해 ‘잘못한다’는 56.6%에 달했다.

 

KSOI 분석에 의하면, 한 위원장은 최근 총선 공천 과정에서 윤핵관 논란을 잠재우면서 공정한 공천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이재명 대표는 ‘명문갈등(친명과 친문간의 갈등)’ 논란을 격화시킴으로써 지지층 균열을 자초하고 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에 대한 엇갈린 평가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만 비례대표 투표에서 개혁신당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개혁신당을 선택할 확률은 희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인재 환영식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갤럽조사...개혁신당 출범 후 국민의힘 총선 지지 의향은 3%p 상승, 민주당 총선 지지 의향은 4%p 하락

한국갤럽이 2월 셋째주(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난 주요 정당별 지지율을 봐도 그렇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37%, 민주당 31%, 개혁신당 4%의 지지를 받았다. 2월 첫째주(1월30일~2월1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34%, 민주당 35%, 이낙연 신당 3%, 구 개혁신당(이준석 신당) 3% 등이었다. 국민의힘은 3%p 오른 데 비해 민주당과 개혁신당은 각각 4%p와 3%p 하락했다.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이 합쳐진 개혁신당은 6%의 지지율을 얻어야 하는데 그 절반을 상회하는 4%에 그친 것이다. 2% 정도가 국민의힘이나 무당층으로 회귀한 결과로 추정된다.

 

한국갤럽의 2월 셋째주 주요 정당별 총선 지지 의향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이 개혁신당쪽으로 이탈하는 경향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총선 지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 42%, 민주당 36%, 개혁신당 15%의 응답률을 보였다.

개혁신당의 경우, 정당 지지율(4%)보다 총선 지지 의향(15%)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개혁신당 통합 전인 1월 넷째 주 발표에서는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은 40%였다. 개혁신당이 포함되자 국민의힘은 3%p 상승하고, 민주당은 4%p가 하락한 것이다.

 

KSOI조사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개혁신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얻을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개혁신당의 존재가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 지지층 이탈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KSOI와 한국갤럽의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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