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6%p 앞서

설 연휴 기간 직후 실시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는 설 민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6%p 앞선다. 지난해부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여온 여야 지지율 격차가 5개월 만에 최대로 벌어진 것이다. 총선을 54일 앞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도 ‘심각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집계됐다. 오차 범위 내의 결과이지만, 추세적으로 국민의힘은 상승 기류인 반면, 민주당은 하강 기류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설 직전 조사인 지난달 30일~지난 1일 결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3%p 올랐고, 민주당은 4%p 떨어졌다. 민주당은 친명과 친문 간 공천 갈등, 이재명 대표의 공천 공천 개입 논란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50대 표심과 충청권 표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이동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달라진 50대 표심’과 중도 성향의 ‘충청권 민심’이다.
2주 전 조사에서는 50대의 45%가 민주당을 지지했고, 30%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그런데 2주 뒤 50대 민주당 지지자는 13%p 떨어졌고, 국민의힘 지지자는 10%p 올랐다. 50대 민심이 달라진 것이다.

여론 전문가들은 50대를 '낀 세대,' 스윙보터라고 본다. 50대 초중반은 진보, 50대 중후반은 보수 성향으로 나뉘어서 사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번 갤럽조사에서 50대 민심이 달라진 이유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꼽는 분위기이다. 첫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50대로, 비대위가 젊어지면서 동질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 위원장이 내세우는 운동권 심판론이 50대에게 통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운동권을 직접 겪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충청권의 지지율이 크게 들썩였다. 국민의힘 충청 지지율은 13%p 오른 46%, 민주당은 7%p 떨어진 27%를 기록하며 지지율이 역전됐다.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이 중도 성향의 충청권 민심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부산울산경남과 서울에서는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고, 야권세가 강한 인천·경기 지역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명문갈등’으로 극심한 중도층 이탈 겪는 중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겸허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을 대단히 두려워하는 정당입니다. 국민에게 너무나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정당입니다. 저희가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고 밝혔다.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한국갤럽 조사결과에 대해 “심각하다”고 밝혔다. 16일 채널A에 출연한 성 부의장은 “민주당 지도부가 이것을 어떻게 분석을 하고 어떻게 대처할지가 지금 거의 기로점에 왔다고 보는데. 여기서 제대로 된 판단 못하고 대처 못하면 총선 판도 50일까지 가볼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성 부의장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대처를 해야 된다”며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친문 친명 갈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에서 지난 몇 주 동안 보였던 모습은 친명 친문의 극심한 갈등”이라며, 봉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중도층의 지지가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성 부의장은 “민주당이 당의 전략을 중도확장 외연 확장 이쪽으로 잡아가지 않고 ‘무언가 공격력을 높이자,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더 강하게 해야 된다. 그래서 공격수를 더 늘려야 된다’ 이런 식으로 대처했다가는 저 격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3.7%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재명에게 더 심각한 여론조사는 ‘계양을 판세’...막 뛰어든 원희룡과의 격차는?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조사 못지않게, 이 대표를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13~14일 인천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1000명(응답률 8.5%,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에게 무선 자동응답 전화조사로 물은 결과다.

해당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은 49.1%, 원희룡 전 장관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은 41.0%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오차범위 밖인 8.1%p 격차로 원 전 장관을 앞선 것이다. 그 외는 '기타 후보(4.5%)' '투표후보 없음(2.6%)', '잘 모름(2.8%)'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계양을의 현역 의원이고, 원 전 장관이 계양을에 출마하겠다고 뛰어든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재명에게 충격적인 내용 또 있어...이재명 ‘교체 여론’이 이재명 ‘재신임 여론’보다 3.4%p 높아
더욱이 현역 의원 재신임 대 교체를 물은 결과, 현역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교체 여론은 49.6%로 집계됐다. '이재명 대표가 이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다시 한 번 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은 46.2%로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49.6%)' 응답보다 3.4%p 낮았다. 재신임 의사를 표한 응답과 교체를 표한 응답과는 오차범위 내 격차였다.

연령별 응답을 살펴보면, 40대(재신임 56.4%-교체 42.5%)와 50대(52.9%-44.4%)에서 '다시 한 번 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과반을 기록했다. 반대로 60대(41.4%-54.4%)와 70대 이상(22.1%-72.5%)에서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반을 넘겼다.
이에 대해 16일 채널A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는 “원희룡 전 장관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지지율이 나왔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시작하는 출발선에서 8%p면, 앞으로 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유동규, 안정권이 원희룡 지지하면 ‘5대 5’ 판세?
특히 서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가 50%를 못 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유동규 전 본부장이나 그 지역 출마를 공언한 안정권 씨 등이 마지막에는 원 전 장관 쪽으로 단일화 하겠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렇다면 ‘거의 5대 5’라는 것이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서 변호사는 “박빙의 차이에서 (원 전 장관은) 추격자니까 마음 편하게 추격할 수 있다. 추격당하는 사람이 초초하다. 저 정도면 이재명 대표가 다른 지역 유세할 여유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2022년 보궐선거에서 4만4천289표(55.24%)를 얻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3만5천896표, 44.75%)보다 8천393표(10.49%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당선됐다. 원 전 장관과의 가상대결에서 당시 득표율보다 낮은 49.1%의 득표율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 대표에게는 치명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식 통합 비대위 출범시키기에도 너무 늦어?
서 변호사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추세를 바꿀 방법은 2가지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첫째는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 불출마를 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당대표직도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2016년 당대표직을 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를 출범시킨 문재인 당시 대표의 승부수를 띄우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로서는 잠 못드는 밤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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