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사람들은 저명인으로부터 무명인에 이르기까지 유머가 풍부하다. 2차 대전 때 싱가포르가 함락 당하자, 영국의회에서는 영국군(英國軍)이 `일당십(一當十)'이라고 장담하더니 왜 함락 당했느냐고 처칠을 공박했을 때 이 노(老)재상은 `일본군이 일당십일(一當十一)로 쳐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하여 그 엄숙한 분위기에서도 유머를 잊지 않고 있다.
포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나는 링컨이 아니라 포드다' 하고 유머를 하고 있다. 고급 승용차인 링컨이 아니라 대중 승용차인 포드라고 자신의 정치 이미지를 유머로 나타냈던 것이다. 이 같은 유머가 미국 민주주의의 자부와 자랑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에 내한한 레이건 대통령이 인간적인 친근감을 안겨준 것도 바로 그의 유머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특히 휴전선 최전방의 GP까지 갔다온 것을 자기 내자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것은 유머의 압권이었다.
일반 시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데 중년 여점원이 팔길이를 재더니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70센티미터..., 됐읍니다. 여자의 평균 웨이스트(허리둘레)는 70센티미터이니까요.'
파리 에펠탑 근처에 있는 나폴레옹의 무덤을 구경갔을 때 일이다. 안내인이 설명을 다 하고 나더니 `무덤을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영국 사람입니다. 왜냐고요? 나폴레옹이 진짜로 죽었는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하고 웃지도 않고 유머를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유머는 `명분'에 가려진 `실제'를 속치마 드러내듯 살짝 들출 때 유머가 탄생한다.
한국 사람은 유머에 미숙하다. 외형적인 명분을 절대시하고 인간적인 실제에 대하지 못한 때문인지, 또는 희비애로의 감정 표현을 악덕시한 오랜 전통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을 웃기면 싱거운 사람이요 얼빠진 사람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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