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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와 가수 김호중의 경우

성북동 비둘기 2024. 5. 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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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
 

2020년 벽두에 방송을 시작해서 석달동안 돌풍을 일으켰던 트롯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은 대한민국에 ‘트롯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임영웅 김호중 같은 스타를 만들어 냈다.

 

<미스터트롯>에서 우승하기전까지, 자신의 고향이자 주 활동무대였던 경기도 포천에서 50만원도 안되는 출연료를 받고 노래를 불렀던 임영웅은 현재 1억원 이상을 줘도 섭외가 안된다고 한다.

 

성악을 기반으로 하는 노래실력만 놓고보면 임영웅보다 “한수위”라는 평가를 받는 김호중 또한 몸값이 가장 비싼 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김호중은 인기가수가 되기 전의 과거사 때문에 미스터트롯 활동 때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노래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안티’들과의 논쟁 속에서 형성된 김호중의 팬들은 충성도가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사청문회 등에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따질 때, 음주운전 경력은 가장 치명적인 결함, 하자로 꼽힌다. 정당을 막론하고 음주운전 전과는 공천불가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음주운전을 문제삼는 것은 ‘간접살인’, 과실치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과실치사 사건은 교통사고다. 횡단보도에서 전방주시 태만으로 사람을 치는 사고의 대부분이 음주운전 때문에 발생한다.

 

가수 김호중은 지난 9일밤 11시 40분쯤 강남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냈다. 김호중은 중앙선을 넘어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했는데, 곧바로 사고에 따른 조치를 하지않고 현장을 떠났다.

 

사고 발생 3시간여 뒤, 김호중의 기획사 직원인 30대 남성이 사고당시 김호중이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서에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믿지않고 계속 추궁하자 다음날 김호중이 경찰서를 찾아와 자신이 운전을 했음을 시인했고, 음주측정까지 받았다.

 

이에따라 현재 김호중은 음주운전과 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받고 있다. 김호중측은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의 메모리칩까지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대해 김호중의 소속사는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면서도 음주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고 다음날 오후 경찰서에 나타난 김호중에 대한 음주측정에서 알콜수치가 측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호중은 사고가 나기전 들렀던 주점에서 대리운전으로 귀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그의 음주운전 혐의 입증은 사고직전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진술이 나오지 않는 한, 쉽지않을 전망이다.

 

김호중은 현재 전국을 돌며 대규모 콘서트를 진행중이다. 김호중측이 음주운전을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은 콘서트가 취소될 경우 발생할 수십억~수백억원대의 손실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유명 연예인들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을 경우 즉시 방송출연을 비롯해 모든 활동을 중단해왔지만, 이처럼 막대한 돈 문제로 인해 ‘밀어붙이기’를 하고있는 것이다.

 

김호중과 기획사가 이처럼 아무도 믿지않을 음주운전을 부인하는 것은 돈 문제 뿐 아니라 팬덤에 대한 신뢰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고소식이 전해진 뒤 김호중의 팬들은 '김호중 감싸기'에 열중하고 있다. 김호중 공식 팬카페 '트바로티'에 가입되어있는 팬들이 김 씨를 옹호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김호중의 한 팬은 “오죽하면 그랬을까. (뺑소니를 한 것이) 저는 이해가 된다. 눈물이 날 것 같다"고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는 댓글을 단 팬도 있었다.

 

"밤잠을 설쳤다. 온종일 일손이 잡히질 않고 마음이 아프다", "가수님(김호중) 응원한다. 기도하고 있다", "방송마다 떠들어대는 소리 듣기 싫다. 별님(김호중) 무너지지 말고 힘내시길 바란다. 끝까지 응원하겠다" 등의 댓글도 보였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자기편,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떤 허물에 대해서도 눈감아주고 옹호하는 어긋난 팬덤문화와 팬덤정치가 병존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현재 대장동 백현동 사건, 성남FC 뇌물수수 혐의, 쌍방울그룹을 통한 대북 불법송금 의혹, 위증교사 혐의 등으로 재판 또는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사건들 수사 대부분이 문재인 정권의 검찰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작수사라고 믿고 있다.

 

세계 어느나라나 음주운전의 폐악을 막기위해 정치인이나 연예인 같은 공인에 대해 훨씬 가혹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직전인 2021년 11월 있었던 관훈토론회에서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가 문제가 되자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자가 더 위험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은 해병대 채상병을 구조활동에 투입하기전에 구명복 같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을 묻겠다며, 채상병 특검을 밀어 붙이고 있다. 민주당이 집착을 보이는 사단장 등 상급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과실치사죄다. 반면, 음주운전자는 한편으로 ‘예비살인자’로 불리기도 한다.

 

정치만큼 국민들의 시시비비(是是非非), 도덕성 기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없다. TV가 하루종일 스포츠게임 중계하듯, 여야간의 거짓말, 허위조작 공방을 생중계하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특히 그렇다.

 

모든 종교에서는 수행자의 참 모습을 어린아이에 비유한다. 엊그제 부처님오신날 행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아기부처의 몸을 씻기는 모습이었고, 예수 또한 어린아이와 같아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동심(童心)까지 오염시킨지 오래다. 초등학교에서 반장선거를 하면 후보자들이 저마다 여야 정치인의 어법과 행동을 흉내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김호중 사건의 당사자, 기획사들이 보여주는 뻔뻔한 태도,무조건 우기기의 기원은 정치권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대한민국의 나쁜 정치가 대중의 심성, 동심까지 타락시키며 나쁜 인간들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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