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내와 함께 외식을 하였습니다. 이는 거창한 외식이 아니고 그저 허기와 저녁만 때우려고 간편한 음식점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개똥도 약에 쓰려고 하면 찾기 어렵다는 말과 같이 수많은 음식점 중에 우리에게 적당한 곳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찾은 집이 김밥 전문점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이 김밥집은 김밥 뿐만 아니라 돈까스 국밥 비빔밥같은 여러종류의 음식들이 광고판에 빽빽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제부터 또 메뉴를 보면서 무엇을 먹을까 또 찾아야만 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음식 주문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만 잘하는 집에 가는 것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런 이유 때문에 너무 많은 종류가 있는 뷔페집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김밥집은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젊은 학생, 중년 남자, 심지어는 수녀님 까지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방을 보니 중년 부부 둘이서 열심히 주문도 받고 음식을 만들기도 하는데 힘이 들어 보이고 바빠보였습니다. 이때 아내가 말했습니다. "주문한 것이 늦게 나올 것 같네요." 아내의 말대로 이 집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빨리 나오는 집에게 점수를 높이 준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월아 내월아 하면서 열심히 일은 하지만 음식은 자꾸 늦어졌습니다. 음식점에는 충분한 직원들이 많아서 선뜻 선뜻 음식이 나와야 한국사람들은 높은 점수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손님들이 많이 들이닥치는 것을 예상 한다면 알바라도 하나 더 두어야 하는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때 나의 눈에는 한 청년이 구석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나는 언뜻 이 청년이 주인인 중년부부의 아들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얼굴 모습을 보니까 스트레스가 가득한 울상의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내 마음에 이 아들의 얼굴이 왜 울상일까? 왜 욕구불만이 가득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나는 소설가 처럼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하 그래 이 아들은 주방에서 일하다가 부모님에게 말다툼하고 싸우다가 머리를 식히려고 구석자리에서 스마트 폰을 하고 있었던 것이야. 아니면 머리가 아파도 잠시 쉬느라고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고 앉아 있는 걸거야. 그러면서 나는 내심 '젊은이들에게 이 좁은 음식점 공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도 그 만한 나이의 아들이 있으니 부모마음으로 동정도 하면서 슬쩍 슬쩍 젊은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시절과 세월이 변해도 부모 말은 순종해야지 ........네가 그렇게 앉아 있으면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겠니?'라고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너는 아들이니까 부모님 도우면서 손님을 맞이해야지 부모님은 주방에서 일하면서 주문받으면서 힘에 부치셔서 손님들을 서비스 하느라고 얼마나 힘이들어 보이는지 너는 알고나 있는 있니?'........안타까운 마음으로 내심 속으로 젊은이에게 핀잔(?)까지 주면서 부모님의 사랑받는 좋은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계속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얼마후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마음속으로 상상하던 중년부부와 젊은이에 관한 스토리가 완벽하게 깨어져 산산조각 났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주인 아주머니가 음식을 가지고 그 구석에 있는 청년에게로 갔기 때문입니다. 아하! 그 청년은 그 부부의 아들이 아니라 손님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나의 창작활동을 한 나의 멋있는(?) 단편소설은 에러가 되었고 휴지조각이 되어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었던(?) 것은 그 주인집 부부의 딸인지 아니면 알바생인지 젊게 보이는 한 여자 하나가 밖에서 일을 보고 돌아왔는지 들어오자마자 아주 자연스럽게 앞치마를 챙겨 입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주인이 알바생 하나 더 두어야 한다는 나의 생각도 틀렸음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이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고 아내도 나의 이 의식의 흐름내지는 내 머리에 구성하고 있는 이 모든 내용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또 틀렸구나' '속단은 금물이구나' 생각하면서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이때 남을 판단한 나의 마음에 자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그러면서 열길 바닷물 속은 알아도 한치도 안되는 사람의 마음을 알기가 이렇게 힘이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비슷한 경우가 나에게 또 한 번 더 있었습니다. 어느날 나는 아내와 함께 집 가까이에 있는 대형 마트에 쇼핑하러 간 일이 있었습니다. 보통 쇼핑을 할 때면 아내와 함께 있기도 하지만 나는 종종 운동삼아 가게를 한 두바퀴 돌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헤어져서 건강을 위해 한 두 바퀴 매장 안을 돌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나는 아내를 찾아 두루 다녔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아내가 허리를 굽히고 우리가 평소에 들르지 않는 코너에 가서 오랫동안 그 상품을 살피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다가갔고 반가와서 어깨를 만지면서 "여기서 뭘하고 있어?" 다정하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나는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얼굴을 돌려 나를 바라보는 그 여자는 나의 아내의 얼굴이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때 내가 너무 깜짝 놀랐던 이유는 그 여인이 나의 아내가 아닌 사실보다는 요즘 유행하는 성추행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이 여인을 나의 아내인 줄 알고 다정하게(?) 어깨를 만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그 여인에게 정중히 사과를 했습니다. " 죄송합니다. 제 아내인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뒷모습이 같아서요" 그러자 그 여인은 나를 보면서 내가 한 실수가 큰 실수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해 주면서 나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래서 안심은 했지만 내심 이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나는 이때 항상 내가 행동하기 전에 사려깊게 생각하고 나서 신중하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는 사실 내가 실수를 하지 않아도 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결정적 이유는 그 날 당일 그 여인의 옷과 나의 아내의 옷은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옷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그 여인과 비슷한 옷을 옛날에 입은 적은 있지만 지금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지금 나의 아내가 어떤 스타일 어떤 색깔의 옷을 입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평소에도 이같이 나에 아내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살아왔던 것입니다. 나는 깨달았습니다. 그날의 실수의 원천은 우연적 사건이 아니라 필연적 사건이었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필연적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의 아내에 관한 무관심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 두 사건을 생각하면서 나의 남은 인생길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내가 내린 결론은 나 위주의 사고방식보다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에 항상 찾아오는 교만적 사고방식을 늘 경계하면서 늘 겸손하게 남은 인생을 살아야 그래도 실수를 줄이면서 보다더 성실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다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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