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건물 2700여채, 86%가 주택
화재진압 85%, 불길 재확산 위험도 여전
'지상 낙원'으로 불리던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8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발생해 12일 현재까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태평양재해센터(PDC)와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11일 기준으로 라하이나 지역에서 불에 탄 면적이 총 2170에이커(8.78㎢)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라하이나에서 불에 타 파손되거나 전소된 건물은 총 2207채다. 화재 영향이 있는 건물은 2719채로, 그중 86%가 주택이었다.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한 이 지역의 재건에 필요한 비용은 55억2000만달러(약 7조3500억원)로 추산됐다.
라하이나의 한 주민은 자신이 살던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며 "순식간에 화재가 닥쳤다. 믿을 수 없다. 마치 전쟁터 같다"고 했다.
집을 잃고 다른 곳으로 대피한 인원은 450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라하이나 인구가 1만2702명(미 인구조사국 2020년)이고 이 가운데 가족이나 친지 등의 집에 머무는 이들도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이재민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들은 이재민 수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망자 수가 11일 현재 80명으로 늘어났다고 현지 관리들이 밝혔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연방재난관리청은 애리조나와 네바다주의 시신 수색 전문 인력을 현장에 파견했으며, 탐지견 5마리가 투입돼 수색을 돕고 있다.
진화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라하이나 지역은 85%, 중부 해안인 풀레후·키헤이 지역은 80%, 중부 내륙인 업컨트리 지역은 50% 진압된 것으로 보고됐다. 하루 전보다는 다소 진전된 상황이다.
불길은 어느 정도 잡혀가는 추세지만, 재확산 위험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0분께 라하이나에서 북쪽으로 약 7㎞ 떨어진 카아나팔리에서 또 다른 화재가 발생해 약 2시간 20분 만인 오후 8시 30분께 100% 진압됐다.
이번 화재는 수십 년 사이 하와이에 닥친 가장 큰 자연 재난이다. 지난 1960년 쓰나마가 닥쳤을 당시 희생자는 61명이었다. 1946년의 쓰나미 때는 150명 이상이 희생됐다.
한편 하와이주 수사당국은 화재가 일어나는 와중에도 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았다는 등 부실 대응 의혹을 조사 중이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성도의 세상읽기 > 안보 외교 국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이든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승리, 美 국가 안보에 중요"..."전례없는 규모 예산 20일 의회 제출"김경동 (0) | 2023.10.21 |
---|---|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돕고 있다"...하마스와 이스라엘 동시 비판 (0) | 2023.10.21 |
<新刊>미중(美中)전쟁은 시작됐다 (0) | 2023.08.04 |
"핵무기 지닌 '친러 국가' 벨라루스, 폴란드 영공 침범"...나토 동부 전선 긴장 고조 (0) | 2023.08.02 |
美 국무부 "北의 대러 무기제공, 주저 없이 제재하겠다" (0) | 2023.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