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성경인물설교(9) 야곱 / 박영철 목사

성북동 비둘기 2023. 6. 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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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은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서도 손꼽히게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인물로, 인간적인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승리하여, 그 아들들이 이스라엘 12지파 족장을 이루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은 성도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40세에 결혼한 이삭은 부인 리브가와의 사이에 오랫동안 자녀가 없었다. 이에 이삭은 여호와께 간구하여 60세에 쌍둥이 아들을 얻었다. 먼저 난 에서는 온몸이 붉었기 때문에 에서라 이름 하였고, 둘째는 형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나 야곱이라 이름 하였다.

 

야곱이라는 이름은 발뒤꿈치를 잡다는 뜻에서 유래하여, ‘선수 치는 자, 속이는 자, 밀어내는 자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따라서 야곱이라는 이름은 실제로 그가 태어나던 상황을 묘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활하고 속임수 많은 야곱의 초창기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후일 야곱은 많은 연단의 세월을 거친 후, 얍복강 가에서 하나님과 겨뤄 이긴 자란 뜻의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출생 전부터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언약의 후사였지만, 세상에 태어난 그대로의 자연인 야곱의 인간됨은 결코 좋게 평할 수 없다. 그는 야심가이고 책략가이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교활한 인간이었다. 이름 그대로 남을 속이고 밀어내는 자였다.

 

그는 형 에서의 배고픔을 틈타 한 그릇의 팥죽으로 장자의 권리를 빼앗았다. 노쇠하여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형 에서에게 줄 축복을 가로챘다. 형이 자기를 죽이려고 하자 도망쳐서 외삼촌 라반의 집에 가 있을 때에도 그가 자기 몫의 가축을 늘린 방법은 참으로 교묘하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신앙도 타산적이었다. 그가 형 에서를 피해 하란으로 도망갈 때, 벧엘에 이르러 꿈속에서 하늘 사닥다리를 보고, 또 하나님께서 언약의 백성에 대한 축복을 약속하실 때, 서원한 기도의 내용을 보라.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사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주사 나로 평안히 아비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전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28:20-22)

 

이제부터 여호와를 나의 하나님으로 삼고, 여호와 하나님만 의지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가 아니다. 나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 주시면, 내가 당신을 나의 하나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얼마나 당돌하고도 계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기도인가! 이것이 바로 야곱의 타고난 인간됨이었다.

 

이런 야곱이 어떻게 새 사람으로 탈바꿈하여 선민 이스라엘 백성 12지파의 조상이 되고, 성경에서 손꼽히는 하나님이 사람이 될 수 있었는가? 이 시간 간략하게나마 야곱이 어떻게 신앙의 승리자가 될 수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야곱은 장자의 특권과 축복을 갈망하고 있었다.

 

형 에서는 그의 이름이나 외모나 행적으로 볼 때, 야성적이고 혈기왕성하며 육욕적인 성품을 지닌 자였다. 성경에 보면, ‘그는 장성하여 익숙한 사냥꾼인고로 들사람이 되고라고 기록하고 있다. 비록 나그네 유목민이기는 했으나 이삭은 거부였다. 많은 양떼와 소떼 등 가축을 거느리고 있었다. 에서는 그 가정의 장자였다. 만일 에서가 그 가정에서 부모를 도와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면,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이라 칭함 받기 보다는 익숙한 목자였다고 칭함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분명히 사냥꾼이라고 칭함 받고 있다. 사냥이라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생계를 위해 짐승과 사투하며 사냥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생계와 무관하게 살아있는 짐승을 사냥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사냥을 하는 경우이다. 에서는 어디에 속하는가? 사냥을 즐기는 거부의 맏아들, 앞으로 부모의 모든 재산과 축복을 물려받을 장자! 어떤 그림이 연상되는가? 잘 떠오르지 않으면 성경 한 곳을 더 보자!

 

에서가 사십세에 헷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취하였더니 그들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의 근심이 되었더라(26:34-35).”

 

부유한 가정의 맏아들로 태어나 가정의 일을 돌보기는커녕, 자신의 즐거움을 좇아 들판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즐기는 에서! 그는 요즘으로 치면, 서울 강남 등지에서 부모의 재물 덕에 온갖 환락을 만끽하고 다니는 불한당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는 어느날 부모의 허락도 없이 이방 여인을 아내로 데리고 들어왔다. 그것도 둘씩이나!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가? 아버지 이삭은 오직 리브가만을 아내로 삼아 일평생을 살아오고 있는데!

 

288절 이하를 보라. 에서는 이방 출신 아내들이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못하자, 또다시 이스마엘의 딸 가운데서 아내를 취한다. 이스마엘은 비록 아브라함의 아들이기는 했으나, 이미 축복의 반열에서 떨어져 나간 족속이다.

 

신앙의 눈이 열려 있지 아니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 에서는 나름대로 실수를 만회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어리석은 짓만 계속 저지를 뿐이었다.

 

하지만, 야곱은 어떠했는가?

 

에서가 눈앞의 쾌락에 이끌려 그때그때의 욕구 충족만을 일삼으며 살아가고 있을 때, 야곱은 조용히 집에 머물며 부모를 도와 가정사를 배워가고 있었다. ‘종용한이란, ‘순전한, 완전한, 경건한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에서의 거칠고 야성적이며 자유분방한 모습과는 달리, 야곱은 가정적인 사람이 되어 조용하고 차분하며 경건하게, 조상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창조주 하나님께서 어떻게 아브라함을 부르셨고, 어떻게 어머니 리브가가 이 먼 곳으로 시집 오게 되었는지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장자의 특권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도, 자기를 편애하던 어머니 리브가를 통해 들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야곱은 자신이 장자가 아니라 차자로 태어난 것에 대해 얼마나 아쉬워하고 있었을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장자의 특권과 그 축복을 더욱 갈망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가정의 장자가 되어,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복을 받아 누리는 것에 대해, 야곱은 사무치도록 갈망하고 있었다.

 

어느날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왔을 때, 무척 시장하여 동생이 죽을 쑤는 것을 보고 뭐라고 말하고 있는가?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그리고는 야곱에게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팔아버린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요즘 우리 모두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장자의 특권이 어떤 것이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아니 그 명분의 소중함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어머니 리브가도 큰 아들 에서의 미덥지 못한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 장자의 명분을 이어가기에 에서는 합당치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때문에, 이 소중한 하나님의 언약은 사랑하는 아들 야곱에게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리브가는 두 아들이 태어나기 전, 복중에서부터 저들이 싸울 때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25:23)’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지 않았던가!

 

어쨌던 야곱은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님의 축복을 받기를 참으로 열망하고 있었다.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정도였다. 하나님은 자기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이런 갈망을 어여삐 보신다.

 

오늘 여러분에게는 어떤 갈망이 있는가? 하나님의 뜻에 대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어떤 열망이 여러분에게 있는가? 아니면, 에서와 같이, 온갖 세상에 보이는 것들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좇아 다니는 사람들은 아닌가? 야곱은 부족하고 실수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축복의 반열에 들고자 하는 이 고귀한 열망을 참으로 귀하게 보신 것이다.

 

2) 인내와 끈기, 열정의 사람이었다.

 

야곱은 그의 형 에서와 그의 아비 이삭을 속임으로, 그 결과 그 자신 또한 삼촌 라반에 의해 10번이나 속임을 당한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끝까지 참고 견디며 뜻을 이루어갔다. 20년을 외삼촌 집에서 성실히 일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아내 라헬에 대한 열정은 7년을 하루같이 여기게 만들었다. 이 열정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같이 쉽게 가정이 깨어지는 시대에 참으로 보기 힘든 사랑의 열정이다. 오늘 우리는 배우자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이런 열정을 지니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얍복 강가에서 천사와 씨름할 때, 처절하리만큼 하나님의 은총을 갈망했던 야곱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야곱의 극심한 육신의 고통 가운데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께 인정받지 않으면 결코 놓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열망!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33:3).”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11:12).” 그렇다! 하나님의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절망하지 않는 사람이다.

 

지금 어떤 난관 앞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가? 야곱의 끈기와 열망을 본받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무릎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야곱과 함께 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기도도 결코 외면치 아니 하시리라 믿는다.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이러한 끈기와 열망, 고난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소망, 이것이 속이는 자 야곱을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 이스라엘이 되게 했다. 오늘 나에게 야곱과 같은 거룩한 열망과 인내가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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