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유머의 영성

성북동 비둘기 2023. 5. 1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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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의 영성

 

처음 미국에 유학차 갔을 때에 당면했던 여러 가지 문화충격(cultural shock)이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조크였습니다. 강의 시간 보다 식사시간이 더 힘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인들은 식사시간에 끊임없이 조잘대면서 밥을 먹지만 우리는 어릴 때에 밥 먹을 때는 말하지 말고 빨리 먹고 나가서 얘기하라고 훈련을 받아서인지 밥을 빨리 먹을뿐더러 밥 먹을 때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공동식사가 관습이었던 우리의 전통 풍습에서 말하면서 천천히 먹으면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관습이 생겼으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함께 공부했던 어느 친구 목사님은 강의 보다 밥 먹었나이 말이 더 어렵다고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미국인의 조크 가운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장례식 도중의 조크입니다. 장례식 도중에 그들은 보통 두어 번 정도는 폭소를 자아낼 만큼 조크를 합니다. 미국 생활에 익숙해지자 그것이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만일 한국에서 장례식 도중에 폭소를 터뜨리게 하였다면 보통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목사의 자질과 인격과 신앙을 들먹이며 목사의 자질 비판이 따를 것이 뻔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인들은 가장 슬퍼할 때가 영면실 방문(slumber room visitation) 때인데 우리 식으로 말하면 입관식 때입니다. 이 때는 이별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다들 슬퍼합니다. 그리고 이 슬픔이 지나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이미 갔다는 소망과 환희의 시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웃기도 합니다. 성경적인 생활 풍습이며 내세에 대한 확신을 주는 관습입니다. 그런데 장례식 때의 조크가 거의 고인의 생시에 대한 재미있었던 일화들이며 고인을 칭찬하는 것들입니다. 고인을 칭찬하는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는 그들에게서 칭찬하는 분위기를 배워야 합니다.

 

유머는 생활의 활력소입니다. 우리 사회의 유머도 이제는 많이 발달하였습니다. 오래 전만 하더라도 지금은 전혀 우습지 않을 유머들이 유행하였습니다. ‘참새 시리즈혹은 그 후의 최불암 시리즈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주 고차원적인 유머들이 발달하였고 이런 유머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생활의 일부분이 된 듯합니다.

 

그래서 얼마 전 보고서에 의하면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으로 학생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는 선생님(39.1%), 교과과목을 잘 가르치는 선생님(30.4%), 유머감각이 있는 선생님(11.6%), 학생을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9.5%) 등으로 꼽았습니다. 유머감각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유머는 일상 생활에서도 중요한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평소에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심적 고통이나 육체적 질병이 적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미국의 헨리 그룬왈드는 타임지의 편집장을 지내고 주 유엔 미국 대사를 지낸 분입니다.

 

이 분이 갑자기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질병으로 시력을 거의 상실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불운에도 마음의 평정과 유머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가 느낀 갖가지 감정들을 모아 나는 마음으로 봅니다란 책을 펴냈습니다. 그는 그 책에서 말하기를 병과 맞서 싸우는 방법 중의 하나가 유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유머가 풍부한 사람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상황과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훌륭한 리더는 번득이는 기지와 유머로 친화력을 잃지 않습니다.

 

유머는 분명히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보약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유머는 정치적이거나 음담패설 수준인 것이 주류입니다. 예수님도 유머를 잃지 않으신 흔적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유머가 유익하고 영적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영성적 유머가 우리의 영혼을 기름지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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