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후쿠시마 처리수를 방사능 테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극성 지지자들은 국제원자력기구를 믿을 수 없다며 온라인 테러를 저지르기도 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비슷한 성격의 국제전문기구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사태 때 국제보건기구를 대했던 태도와 지금 국제원자력기구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일까, 아니면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는 것일까? 그러나 국제기구의 옮고 그름을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 후쿠시마 처리수가 우리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실증적인 근거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해양 환경방사능 조사결과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2022년 8월에 발표한 『2021년 해양환경방사능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 방사능 농도는 1995년부터 2021년까지 큰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서해, 남해, 동해 모두 마찬가지다. 해양퇴적물의 방사능 농도 역시 큰 변화가 없으며, 해양생물의 방사능 농도는 대부분 최소검출가능농도 미만이었다.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기 한참 전인 1994년부터 해양환경방사능을 감시해왔다. 즉 연안에서 300km 해역까지 해수에 포함된 삼중수소(H-3), 세슘(Cs-137), 스트론튬(Sr-90), 플루토늄(Pu-239,240) 등의 방사능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어패류와 해조류 등 해양생물에 포함된 방사능도 정기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해양퇴적물 역시 방사능 감시 대상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해양 방사능 감시를 더욱 강화했는데 해수 조사의 빈도와 범위를 늘렸으며, 방사능 측정 지점을 22개소에서 40개소로 늘렸다. 또한 어류 조사 범위를 배타적 경계수역까지 확대했다
『2021년 해양환경방사능조사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011년 이후에도 해수 방사능 농도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에는 ALPS(다핵종제거설비장치)가 없었으므로 오염수(Contaminated water)를 매일 300톤씩 몇 개월간 태평양으로 방류했다. 즉 삼중수소,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 다양한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아무 처리없이 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 방사능 농도는 변화가 없었다. 이것이야 말로 움직일 수 없는 팩트다! 이처럼 명백한 객관적 증거가 이미 존재하므로 국제기구를 신뢰할지 말지 여부는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삼중수소는 물의 형태로 존재하므로 ALPS에 걸러지지 않지만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평소에 우리는 후쿠시마 처리수의 삼중수소에서 배출될 방사선량보다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지만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중수소를 해양으로 방류할 수 있는 허용 농도는 일본은 리터 당 6만 베크렐(60,000 Bq/L)이고, 우리나라 기준은 리터 당 4만 베크렐(40,000 Bq/L)이다. 국제보건기구가 허용하는 음용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 당 1만 베크렐(10,000 Bq/L)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리터 당 6만 베크렐 수준으로 낮춰서 방류하는 것은 일본 국내법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것을 40배 ‘더’ 희석해서 삼중수소 농도를 1천 5백 베크렐(1,500 Bq/L)로 낮출 예정이다. 게다가 방류지점에서 2~3km를 넘어가면 삼중수소가 바닷물에 ‘추가로’ 희석되어 농도가 리터 당 1 베크렐(1Bq/L) 수준으로 감소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 강물의 삼중수소 농도와 비슷하다. 우리는 이제까지 한강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국내 방사선의약품학계의 최고 전문가인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방류농도(1500 Bq/L)로 희석한 물 1리터를 마실 때, 그 속에 있는 삼중수소로 인해 내가 받는 위험도를 계산하면, 실효선량은0.000027 mSv(밀리시버트)”라고 말했다. 이것은 “바나나 4분의 1개 수준”의 선량에 불과하다. 바나나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박 교수는 삼중수소가 인체에 축적되지 않으므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시버트(㏜)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단위다.
박일영 교수가 제시한 수치에 의하면 삼중수소가 포함된 후쿠시마 처리수를 매일 1리터씩 1년간 마신다면 실효선량이 약 0.01 mSv (0.0099 mSv)가 된다, 이것은 어느 정도의 양일까?
흉부 엑스선촬영검사를 한 번 받을 때 실효선량이 약 0.1 mSv이므로 후쿠시마 처리수를 1리터씩 매일 마셔도 흉부촬영 실효선량의 10%에 불과하다.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 한도가 1 mSv이고,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적으로 받는 연간 자연방사선의 피폭선량이 3.08 mSv(출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므로 후쿠시마 처리수를 1리터씩 매일 마시더라도 연간 피폭선량 한도의 1%, 연간 자연 방사선 피폭선량의 0.3%에 불과하다. 우리 국민 중에 흉부촬영검사나 자연방사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처리수 방류 이후 해수에 포함될 삼중수소의 농도는 전혀 겁낼 수준이 아니다.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담배 잎에는 폴로늄(210Po)이라는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2022년 발표한 『우리나라 흡연자의 폐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해 분석 결과』에 의하면 흡연 기간이 길수록 심뇌혈관질환(20대)과 폐암(30대 이상)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후는 20대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60배 이상 높았다. 그리고 흡연 기간이 짧을수록 폐암과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
후쿠시마 처리수와 담배 흡연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당연히 흡연이다. 국제환경연구및공중보건학회지(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에 2009년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하루에 20개비(한 갑) 흡연으로 받는 피폭선량이 평균 0.2 mSv (251.5 μSv)라고 한다. 반면에 대한방사선방어학회에서 2010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평균 1.3 mSv라고 산출했고, 국제원자력기구는 53 mSv (30개비에 80 mSv)라고 산출했다. 후쿠시마 처리수를 매일 1리터씩 1년간 마셨을 때의 실효선량이 0.01 mSv이므로 흡연에 의한 실효선량은 이보다 최소 20배, 최대 5300배 더 많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매일 한 갑씩 30년 이상 흡연한 사람을 대상으로 국가폐암검진을 하고 있는데 폐암검진에 사용되는 저선량흉부CT의 실효선량이 2-3 mSv이다(4mSv 미만으로 규제). 이것은 후쿠시마 처리수를 매일 1리터씩 1년간 마셨을 때의 실효선량보다 최소 200배 이상이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괴담을 유포하거나 믿는 사람은 폐암검진도 거부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극성 지지자들의 침소봉대와 달리 후쿠시마 원전 사고 관련 처리수를, 40배 ‘더’희석해서, 30년동안 태평양에 방류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런 계획을 문제 삼는 것은 정말이지 심각한 문제다. 이것은 마치 다 큰 어른이 개미 한 마리가 무섭다며 벌벌 떠는 격이다. 그런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정도면 병적인 상태다. 고소공포증이나 협소공포증처럼 방사능공포증에 걸린 환자다. 아니면 환자인 척 엄살을 부리는 가짜 환자일텐데 가짜 환자들은 항상 얻고자 하는 숨은 목표(Secondary gain)가 있다.
환자는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이다. 이들을 위한 특효약은 바로 금융치료제(劑)가 아닐까? 전국의 횟집 사장님들과 수산업 종사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후쿠시마 괴담 살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가짜 환자들의 숨은 목표-대선 불복 및 윤석열 정권 퇴진-를 봉쇄할 수 있다. 후쿠시마 괴담이 국내 정치와 무슨 상관이냐고? 과거에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으로 광우병 선동을 지휘했으나 그 후에 전향한 대안연대 민경우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광우병 사태의 본질은 “대선 불복 및 이명박 정권 퇴진”이었으며, 이번 후쿠시마 괴담은 “광우병 괴담과 판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므로 후쿠시마 처리수 괴담의 목표 역시 대선 불복 및 윤석열 정권 퇴진이다.
설령 일본이 ‘계획’대로 방류하지 않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해양 방사능 농도는 아무 변화가 없었고, 우리 국민들은 회를 맛있게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처리수를 ‘대충’ 방류하더라도 해수와 어패류의 방사능 농도는 앞으로도 계속 변화가 없을 것이고, 회는 여전히 맛있을 것이다. 후쿠시마 처리수보다 방사선 실효선량이 최소 20배, 최대 5300배 더 많은 흡연이 훨씬 더 위험하다.
후쿠시마 괴담을 믿거나 전파하는 사람들에게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담배나 끊으시죠”
이은혜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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