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세상읽기/칼럼

[기고/김풍삼] 한동훈 법무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성북동 비둘기 2023. 10. 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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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삼 박사

 

추석밥상의 민심은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이었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 2년,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언론이 함축성 있게 잘 표현했다. 

 

여기에 한동훈 법무장관의 답변은 “기각은 무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답은 본질을 벗어난 동문서답이라고 할 수 있다. 야당은 한동훈 장관을 이재명 정치수사로 몰아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북송의 소동파 시인이며 정치가인 유명한 왕안석이 있었다. 중국 인종 때 개혁정책을 담은 만언서(萬言書)를 작성해 올렸고, 신종 임금 때는 재상이 되어 개혁정책을 실현한 인물이다. 이미 알려진 실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그에게는 이웃주민들이 천재라고 칭송하는 어린 아들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어린 사슴과 노루를 갖고 와서 천재 아들에게 “어느 놈이 노루이고, 어느 놈이 사슴이냐”라고 물었다. 사슴과 노루는 새끼 때는 구분하기 어렵다.

 

천재 아들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사슴 옆에 있는 놈이 노루고 노루 옆에 있는 놈이 사슴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금방 들으면 그럴 듯하지만 어린 천재아들은 ‘모름’을 재치와 술수로 모면한 것이다. 

 

 왕안석은 아들이 장성하자 과거를 보지 말도록 권했다고 한다. 

 

앞으로 천재아들이 출세는 할지언정 정직한 관리는 되지 못할 것을 미리 짐작했기 때문이다.

 

영민한 것은 정직함만 못하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다. 

 

한동훈 장관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가볍고 재치 있는 달변을 해온 까닭에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오르고 심지어 차기 대권 물망까지 오른 상태다.

 

그러나 필자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 왕안석의 천재 아들이 떠오른다. 

 

한동훈 장관에게 묻는다.

 

법원을 6차례 들락거린 이재명의 범죄사실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기는 있는지. 국민들은 그것이 궁금하다. 

 

또 입시비리조작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고 4년 징역으로 복역 중인 정경심은 지난달 27일 풀어줬다. 그러나 ‘테블리 pc는 조작된 가짜’라고 인쇄된 책이 나왔는데도 최서원은 7년 가까이 감옥에 가둬놓고 있다. 

 

특히 그는 현재 건강이 몹시 나쁘다고 한다. 왜 그를 풀어주지 않는 것인가. 그 이유를 한동훈 장관의 달변 입을 통해 듣고 싶다.

 

만약 한동훈이 또 법과 공정을 말한다면 한 장관의 법과 공정은 그야말로 특정인에게만 적용되는 ‘사법적 특혜 농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린 사슴과 노루를 구분할 수 없다면 ‘모른다’가 정답이다. 

 

사람들은 ‘모른다’를 감추기 위하여 온갖 술수로 변명 한다. 

 

왕안석이 천재아들에게 과거시험을 보지 말도록 한 이유가 떡잎을 옳게 봤기 때문이다. 

 

어느 모임에 갔더니 80고개를 넘긴 분이 덕담을 당부하는 후배들에게 “80평생을 살아보니 출세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했다.

 

그 공통점은 ‘당당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당당하게 살자면 그 바탕은 정직이라고 했다. 본인이 정직하면 매사에 당당하다고 했다.

 

 공직에서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이나 사업한 사람도 초년에는 고생했지만 말년에는 성공을 이룬 경우가 많다. 이들은 모두가 정직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공천 받아 국회의원 4선, 5선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두고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한동훈 장관도 예외는 아니다. 행여 왕안석의 천재 아들처럼 영리한 머리로 교언영색(巧言令色)을 하지는 않았는지. 겸허하게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하늘은 대권을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다. 정직하고 덕(德)스런 그릇을 가져야 한다.

 

김풍삼 박사(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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