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이야기(1) 닫히지 않는 문

스코트랜드 글래스고에 살았던 소녀의 이야기이다. 그 소녀는 매일같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과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모의 잔소리가 정말 싫었다. 마침내 소녀는 성공해서 멋지게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안고 집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구하는 일자리마다 매정하게 거절만 당했다. 결국 길에서 몸을 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소녀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늙어갔지만 여전히 진흙탕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소녀는 오랜동안 부모님과 소식을 끊고 살았지만 엄마에게는 딸의 소식이 전해졌다. 딸이 수렁에서 허우적댄다는 소식을 들은 후부터 엄마는 딸을 찾기 위해 방방곡곡을 헤매고 다녔다. 창녀들이 있는 곳에 찾아가 애원하기 까지 했다. 

 

"여보세요, 여기다가 이 종이 한 장만 붙이게 해주세요." 

 

그 종이에는 백발이 되어버린 어머니가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밑에는 '애야, 엄마는 널 사랑한단다. 빨리 돌아오렴' 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몇달 후, 철없던 딸이 힘없이 흐느적대는 몸을 이끌고 수용소에 들어가 무료급식을 얻어먹으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무심코 게시판에 눈길을 주었다가 익숙한 얼굴이 그려진 종이에 그녀의 시건이 멈추었다. 

 

"설마..............우리 엄마는 이니겠지?"

 

사람들을 헤치고 그림 앞에 다가섰다. 세상에나! 가까이 가서 보니 틀림없는 엄마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밑에는 '얘야, 엄마는 널 사랑한단다. 빨리 돌아오렴.' 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고 그 순간이 꿈인지 생사인지 모를 정도로 한동안 멍하니 흐트끼고만 있었다. 

 

날은 저물어 어두웠다. 소녀는 반사적으로 집을 향해 달렸고 다음날 새벽에야 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그동안의 삶이 너무 후회스러워 대문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들어가도 될까? 마음을 굳게 먹고 문을 두드리자 이상하게도 문이 저절로 열렸다.

 

' 문이 왜 열려있지? 뭔가 잘몬된 거야. 밤새 도둑이 든 게 틀림없어!'

 

엄마가 걱정이 되어 조심스럽게 침실로 숨어 들어갔다. 그러나 엄마는 편안하게 침대에서 주무시고 계셨고 다른 이상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녀는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엄마를 흔들어 깨웠다. 

 

"저에요, 저에요! 엄마! 엄마 딸이에요."

 

엄마는 자기 눈을 희심했다. 눈물로 흐려진 눈에 잃어버린 딸의 모습이 확실해지자 딸을 꼭 껴안았다. 

 

"그런데 엄마, 문이 왜 열려 있어요? 난 도둑이 든 줄 알았어요."

 

"네가 집을 나가고 난 뒤부터 저 문을 닫히지 않았단다."

 

딸의 질문에 대답하는 엄마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웠다. 

 

/ 캐서린 킹(영국)